예전에 한번 썼던 기억이 납니다... 아버지 돌아가신 뒤 였던것으로 기억되는데요...

저의 아버지께서도 역시 원글쓴분 처럼 귀신이 보이는 분 이셨답니다.

어렸을때 부터 귀신을 보셨고... 결국... 산체(성전)를 차리시고 사람들을 모으셨습니다. 이게 팔자겠죠...

어릴적에 듣고 경험한 일이고 제가 알고 있는부분은 극히 미미하여 잘 설명이 될거 같진 않지만 그냥 주저리 주저리 해봅니다.

 

제가 할머니께 들은 것을 기억하는 바로는 아버지 6살 때 옆집에 할머니가 흰 옷을 입고 검정옷 입은 사람하고 가기에 인사를 했는데

그분이 그냥 보이지 않는것 처럼 그냥 훌쩍 가시더랍니다.

그 이야기를 저의 할머니께 했는데. 바로 다음날 옆집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고 하데요...

 

 

그 이후로도 자주 그런것을 목격하신 아버지는 어릴때부터 이사람 저사람에게 시달리곤 했답니다. 뭐 보이는거 없냐고....

저는 아버지의 이 능력을 저주라 감히 표현하고 싶습니다.  

아버지 청년시절에 너무 영혼에 시달리시다 통일교에 입교를 하신적이 있으셨는데...

아버지의 영적 능력이 탁월하다고 그쪽에서 엄청 반겼답니다.

하지만 통일교 교리가 싫어서 그 곳을 탈퇴하시고 어머니와 결혼을 하시곤 한 대학교의 교직원으로 순탄한 삶을 사셨는데...

운명의 이끌림인지... 그것이 아니면 귀신의 장난인지..

아버지 연세가 40즈음 되셨을때 매일 몸이 아프시더랍니다..

그래서 샤머니즘에 관심이 많으신 저희 할머니께서 용한 점쟁이에게 문의를 해보니..

아버지 팔자가 무당될 팔자라 귀신때문에 몸이 아프신거라 (고향에 있는)XX산에서 산기도를 하면 나으실거라고 하셨답니다.

결국 아버지는 가장 친한 친구분과 함께 매주 기도를 하러 다니셨습니다.

그뒤 건강을 되찾으셨다고 하데요...

 

거기 기도하러 다닌곳에 역시 수양을 하는 할머니께서 아버지께 신내림을 권유하셨고

아버지는 신내림을 받으셨습니다.

아버지의 영적 능력이 정말 탁월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꽤나 큰신을 모셧답니다.

그 신이 말씀을 내려주는데로 이산 저산을 돌아다니면서 산 꼭대기에 올라 혹은 동굴이나 우물, 바위나 나무등... 토속신앙에서 신이 있다고 하는 곳에 기도를 드리고...

결국 조그맣게 성전을 차리셨습니다.

 

이게 저희 가족에게는 불행의 시작이랄까요....

 

아버지께서 성전을 차리면서 사람이 모였고... 가족과 함께 같이 기도를 다녔습니다.

기도문도 받으시고 사람들 영적으로 상담도 해주시면서 점점 성전은 커져갔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9살때... 가족이 XX산에 등산을 해서 꼭대기에서 기도를 드렸는데...

....그 때 떠간 성전옆 우물물... 그게 화근이었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저는 심한 현기증과 두통이 생겼고... 의식이 혼미한 동안 아버지 등에 업혀서 산을 내려오던 기억이...

산을 내려오고 성전에 있는동안 제가 일어났고 멀쩡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몇일뒤 기도에서 나온말이.. 신께 기도를 드리는데 우물물을 컵에다 따르지 않고...

페트병에 넣은채로 신께 봉양을 해서 벌을 준 것이라는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참 어이없죠?

신이란것이... 참 어떻게 보면 사람하고 별반 다를게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은 사람이나 마찬가지고... 예수님이 하신말도 나 말고 다른놈은 다 이단... 부처님이 그나마 제일 말짱하달까요?


운명의 갈림길이랄까... 그런 일이 제가 4학년때 일어났습니다.

저는 그때까진 꽤나 우수한 학생이었다고 자부합니다...

시험성적이나 인지도 따위에서 모범생축에 들었죠.

4학년 때... 그 2학년 때 산에서 경험한 그 두통과 어지러움증을 거의 매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악몽같은 나날이었죠...

그런데 참 어이없는건 아침 11시쯤부터 1시쯤까지 미칠듯이 아프다가 그 시간만 지나면 전혀 아프지 않다는겁니다.

하지만 그시간이 되면 심장이 아니고 머리속에서 두근두근... 소리가 들리면서 쥐어짜는듯한 고통이 따라오고

현기증이 생겨서 항상 아침먹은 것을 토하고... 안먹는 날은 위액을 토해내고...

정말 도끼가 있으면 머리를 찍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엄청난 고통이 왔었습니다...

한번은 너무 아파서 집 기둥에 머리를 들이받고 기절했던 기억도 나네요...

 

......저는 언제나 울면서... 토하면서... 매일 조퇴를 했습니다..

한번은 아버지께서 일이 있으셧는지 집에 들렀다 다시 학교에 가다가 울며 조퇴하는 저를 보시고 바로 근처 대학병원에 입원해서 검사를 했는데요...

그때 참 귀한 CT촬영까지 했지만 뇌에는 아무이상없었습니다.

당연한거죠... 아플때가 아니라 안아플때 검사를 했으니.. 의사란것들이....

제가 아플때는 고작 육안으로 청진기로 혈압계로 검사를 해보면 혈압이 엄청 떨어졌답니다.

의사나부랭이(여기 계신 현직의사분들이나 의사가 되기를 원하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들은 신경성 스트레스성 두통이라고 하데요...

그뒤엔 아프면 동네 신경외과에서 진통제를 맞고... 진통제를 맞고...

 

그렇게 한 1년 6개월을 시달리고... 결국 아버지께서는 가족을 떠나 산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저녁에 나와서 그렇게 귀하겨여기시면서 아끼시던 자식들 한번 보고 같이 저녁먹고... 그러곤 다시 산으로 가는 생활을 하시다...

이 산 저 산 떠돌아 다니면서 집에 오는 횟수도 점점 줄었습니다...

 

신기한건... 아버지께서 산으로 들어간 뒤 얼마후 부터는 거의 아프지 않았습니다.. 아주 가끔 한번씩 아팠지만 그전에 비하면 별거아니죠...

지금 생각해보면 신이란놈이... 아버지께서 참 부서질까 그러셨는지 꼬옥 한번 안지도 못하고 그저 간지럽히고 쓰다듬기만 하던 막내아들에게

고통을 주어서... 혹은 인질로 삼아서 아버지를 마음대로 부리신것 같아... 참으로 죄송스럽기도 하고... 그 신이란것이 밉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뒤 생계가 어려워진 저희 가족은 대학다니는 형과 누나를 두고 저와 어머니는 서울로 와서 돈을 벌었습니다.

어머니는 할줄 아는게 살림이라... 하숙집을 했습니다. 일이 궤도에 오르고 이제 빌린돈도 값고 좀 살만하니깐...

운명의 장난인지... 그 신이란놈의 짓거린지... 아닌밤중에 날벼락이라고... 집주인이 바뀌면서 그곳을 헐고 새로이 건물을 지을거니까

나가라고 합디다.....

 

이미 계약이 끝난 상황이라 어쩔수 없이 나갔고...

생계가 막막해진 어머니께서는 외가에서 선대부터 아주 뿌리깊게 믿어온 천주교 성당을 다녔고

그곳에서 한 개년을 만나 다단계에 빠져버렸습니다...

생계수단이 없는 어머니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 여기셨겠지만

프라이드가 참 강한 어머니는 남의집에 들어가서 일 하는건 불가능 했을지도 모릅니다..


덕분에 몇천여만원의 빚을 지고... 다시 고향으로 와서 성전을 세울때 도움을 줬던 인척이 아닌..."삼촌"의 가게를 인수해서 장사를 했는데...

이게 참... 망해가는 가게를 떠넘긴 거 더군요...

니미.. 세상에 믿을놈은 그저 제 식구 말고는 없나봅니다...

 

아버지는 아버지 나름대로....

기도중에  신이 점지해주는 주식을 사면 오른다는 말씀을 받았다 합니다...

처음엔 잘 오르더랍니다....

그래서 신도들의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를 했는데... 신의 말씀을 어기고 아버지 생각대로 투자했다가 무려 1억이 되는돈을 날리셨답니다...

 

신을 이용해서 돈을 벌면 죽어서 좋은곳도 못가고 자손들이 힘들거라 하여

영적상담해주시고 그저 밥값정도만 받으시고... 굿을 해주시고 음식값만 받고... 신도들도 다들 가난해서 해주는것도 없고...

 

....아버지는 작은 트럭을 사셔서 개인화물을 했습니다....

남들은 이제 좀 쉴까 하는 나이 50중반부터 익숙치도 않은 일을 하시며 신도들 돈 값는다고 밤잠도 설치면서 그렇게 일을 하셨답니다....

산에서 맑은공기를 마시며 그곳에서 나는 나물을 드시고 좋은 물을 드시고 그래서 인지 그래도 참 건강하셨습니다.

 

어머니가 고향으로 다시 가시고... 어쩌다보니 서울에 취직했던 형도 고향으로 발령을 받고... 저는 방학마다 와있고...

시집간 누나는 경기에 살지만 매형이 출장이 잦아 누나가 둘째를 가지면서 어머니께와서 살다 보니 아버지께서 집에 들르시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아버지께서도 많이 그리웠을거에요... 가족이...

아무리 아버지를 받들여 모시는 추종자들이 모여있다 해도 가족과 떨어진지 10년이 넘었으니까요...

아버지의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점차 늘어나던 어느 봄날.... 일하시던중 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아무래도 신이란놈이 질투가 났나봐요....

장례식때 어머니께 들은 이야기는 자손들에게 이걸 물려주지 않으려면 아버지가 산에 들어가셔야 한다 하시면서 그 고행길에 오르셨다 합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말을 처음에 듣고 전혀 믿지 못했습니다...

시신을 보고.... 사고낸놈을 보고... 사고장소를 가보고....

정말.. 태어나서 그렇게 많이 운건 처음이었습니다.

아버지 임종조차 보지 못한 후레자식이니까요...

불효자는 우는겁니다... 뭘 더 할까요...

눈물이 마를정도로 운다는 말이 있죠... 정말 눈물이 말라... 울어도 눈물이 흐르지 않다가... 물을 마시면 다시 눈물이 났었습니다...

그 사고낸놈을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아버지께서 좋다고 하실분이 아니라... 참 성품이 곧은 그런분이라... 참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 10일을 눈물로 지세고... 49제를 지내는 동안은 차마 하늘을 바라보고 발뻗고 편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위안이 된건 신도 100여명의 작은 종교단체의 수장이지만 장례식에 손님만 500여분이 오셨던 것 이었습니다.

장례식은 성전식구들이 정말 자기 일처럼 도와주셨고 일개 촌부의 장례식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것을 보고

그때 든 생각은 아버지의 인품이 참 훌륭하셨고... 참 바르게 사셨구나... 하는 것 입니다....

아버지를 이어서 그곳을 이끌어 나가시는분 말씀으로는 좋은곳으로 가셔서 신의 대열에 오르셨다는 말씀을 하셧지만...

정말... 그곳에 불을 질러버리고 싶었습니다.............

 

그 신이란놈을 만난다면 쳐 죽이고 싶었습니다...............

지금도... 할수만 있다면 그 신이란놈을 쳐 죽이고 싶습니다...................  

 

 

글 좆나 기네요... 저의 투덜거림을 읽어주신 분들의 인내심에 경의를 표하면서... 한가지 당부를 드리고 싶은것이..

리플은 안달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힘내라 어쩌라... 그따위 말들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장례식가면 으레 힘내라는 말을 하죠...

달리 할 말이 없어요...

 

제 경우는 10일간의 울음을 그치게 해준 제 친구들이 있습니다.

장례식장에서 나와서 같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그 미친놈들이 보기에 제얼굴이 참 죽상이었는지... 갑자기 뽀르노 이야기를 꺼내면서;;;

이새끼는 요즘 XX브라우져에 빠져서 뽀르노를 배우별로 모은다느니;; 요즘은 볼만한 신간이 없다느니;; 이새끼는 하드가 5개인데... 90%가 뽀르노라느니;;;;;; 이새끼는 X본좌라는니;;;;;;;;; 하는 상황과 분위기에 전혀 맞지않는 그런 개 잡소릴 해대는겁니다...;;;

하도 어이없어서;; '이 새끼들이 미쳤나;;' 하다 그만 저도 웃어버렸습니다.

좀 웃고 나니깐 기분이 한결 좋아지더군요...

 

주변에 안좋은 일 있는 친구 있으면 힘내라는 말도 좋지만 그 친구에게 웃음을 주는것도 참 좋은것 같습니다.

 

귀신이 보이신다는 원 글쓴분

제가 굳이 여기에 저의 아주 개인적인것을 까발리고 한 것은

님께서 팔자가 귀신을 볼 팔자니깐... 이왕 이렇게 된거 괜찮은 종교에 기대 보시면 어떨까 하는것 입니다.

추천하는것은 천주교와 불교입니다. 나머지는 별로 믿음이 안가서요....

토속 신앙에 몸담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무당치고 잘된경우가 별로 없는거 같아요... 언제나 외롭고...

개중에 돈잘버는 무당도 있지만 돈잘버는 무당은 사이비라 보시면 되고... 어짜피 돈 많이 벌어도 끝이 안좋다더군요....

 

그리고 또 덧붙이자면

아버지께서 저에게 말씀하신게 있습니다.

신은 방송국이면 우리는 라디오같은거라고 합니다. 신과 주파수가 맞으면 그들의 말씀을 들을수도 있고 영접할수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끈임없이 기도하면 신들의 목소리를 들을수 있다고... 저도 기도열심히 하면 이룰수 있다고....

상당히 젊은 성전을 처음 세울때의 아버지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종교에 기대셔서 그쪽을 좀 닦아 보시는것도 좋으실겁니다.. 괜히 잡신 들리기 전에 좋은 신께 의탁하는것이 어떨런지...

 

요즘 부쩍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납니다.

3년상을 치르면 좀 덜해질까요...

시간이 약이긴 하지만 너무 깊은 상처는 시간이 가도 쉽사리 아물어지지 않습니다.

jangsopal : 진심이 담긴 충고란게 이런 거군요...님 아버님 이야기 좀 짠하네요...힘네세요. (2008/09/09 23:05) 글삭제
-_- : 귀신이 정말 있긴 있나보네요 (2008/09/10 02:51) 글삭제
-_- : 길고 재미 없다매;; 재밌구만 뭘;; (2008/09/11 14:32) 글삭제
-_- : 귀신문학사이트해도되겠다... 마냥 신기하기만하네요; 아버지얘기는 드릴말씀이..;; 원글쓴분은 고생 안하시길. (2008/09/12 01:24) 글삭제